산업용 음향기기 PA System 선구자!
고객과 함께한 35년, 고객과 함께할 35년
장병화 대표이사
“정부의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 진흥책 바란다!”
1977년 창업한 가락전자는 지난 35년간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적인 도전으로 음향, 영상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강소(强小) 기업이다. 특히 대형 건물에 설치되는 음향/영상 시스템의 설계/시공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관련 장비의 해외 수출도 눈에 띌 만큼의 성과를 자랑한다. 또한 최근에는 이러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 로봇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디지털네트워크를 활용한 첨단방송시스템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30여 년 전, 불과 서른 살의 나이로 가락전자를 창업해 오늘에까지 이른 장병화 대표는, 해외 수입 장비의 범람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안타까워하며 정부를 향해 ‘눈 가리고 아웅’식이 아닌 실질적 대처를 호소했다.
가락의 흥과 얼을 담은 음향기기
가락전자. 일단 독특한 이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자 회사의 이름 치고는 시대에 안 맞게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일하는 직원들조차 “사명(社名)을 바꾸자”고 수차례 건의를 했을까. 그러나 장병화 대표는 꿋꿋했다. 가락전자라는 이름에는 바로 소리에 흥과 얼을 담은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남들보다 일찍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장 대표는 자신의 경영 철학으로 ‘조화로움’을 꼽았다. “우리가 좋은 음악을 들으려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잘 지휘해야 하듯이, 기업 역시 오너가 직원들과 함께 미래 전략을 짜고, 또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 직원들이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30년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가락전자는 지난 30년간 국산 음향장비 분야의 리더로 활약해 왔다. 그동안 국내 음향시스템 설계 및 시공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물론,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상당한 편. 또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그리고 네트워크와 IP 기술로 급속히 전환된 음향장비의 변모 역시 잘 따라잡거나 오히려 선도할 정도로 축적된 기술력이 상당하다. 창업 후 보통 10년이면 90%의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이 업계에서 35년 째 장수할 수 있는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락전자의 매출에서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이스라엘 등 선진국으로만 수출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120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와 비교해 20%가 상향된 수치다. 이는 어려워진 경제 여건 하에서도 끄떡없는 가락전자의 저력을 실감케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R&D 투자
장병화 대표가 경영 전략 차원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서는 바로 R&D다. 제품의 경쟁력이 곧바로 시장의 성패로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기술 개발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 R&D라며 장 대표는 이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좋은 기술 인력이 저희 같은 중소기업에 잘 오지 않는다는 것.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쩌다 채용에 성공해도 이제 조금 적응했다 싶어지면 어느새 대기업에 원서를 낸 직원들이 태반입니다. 개인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럴 때 아쉬움도 많지요”
장병화 대표는 한편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중소기업 간의 유기적이지 못한 관계도 지적했다. “보통 대학과 연구소가 기초 분야를 연구하면, 이것을 기업이 상품화 하게 됩니다. 이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한 가지 다른 점이 국책 연구기관 대부분이 대기업하고만 손을 잡는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과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국책 연구기관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연구 성과가 과연 얼마만큼 중소기업에 응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설령 중소기업이 기술을 가져와 상품화를 하려해도 그 중간 과정을 국가가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어떤 기술을 실제로 상품화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중간 단계가 필요한데 중소기업은 단독으로 그것을 할 수가 없죠. 그 상품화 기술은 결국 대기업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명망 있는 중견기업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중소기업 지원정책, 실효성 있어야
인터뷰 내내 장병화 대표는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매우 따끔히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그것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장 대표는 끝으로 ‘보다 실질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을 운용해 줄 것’을 정부에 호소했다. “모든 중소기업을 살리려다보니 실효성이 없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모든 중소기업이 다 똑같다 보니 마찬가지로 똑같이 예산을 나눠주게 되는데, 이것이 결국 각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국가 예산만 낭비하게 만듭니다. 우리의 국가 산업 구조를 보면 삼각구조다. 대기업, 하청, 그리고 그 밑에 재하청 구조다. 그러나 독일과 같은 선진국은 그렇지가 않다. 이제부터라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취재_양성현, 김성훈 기자
